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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술에 생긴 물혹 (점액종) 수술이 필요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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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술에 발생하는 점액낭종(mucocele)은 어린이와 젊은 성인들에서 매우 흔하게 나타나는 질환입니다. 주로 아래 입술에 생기는데, 입 안 점막 중 가장 혹사 당하는 부위이기 때문이지요. 

 

 

입술 물혹, 왜 생길까요?

 

입술의 말랑한 안쪽 부분을 포함한 입 속 점막에는 수많은 작은 침샘들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입 안 점막에 포진되어 있는 작은 침샘들은 그 수가 약 600개에서 1,000개에 이른다고 합니다. 알갱이 같은 귀여운 침샘들에서 가느다란 관을 통해 끊임없이 침이 분비됩니다.

누군가는 아랫입술을 빠는 습관을 가지고 있고, 누군가는 입술을 잘근잘근 씹습니다. 이러한 충격에 의해 침이 분비되던 관이 끊어지거나 막힙니다. 멀쩡한 침샘은 계속 침을 만들어내지만, 만들어진 침은 나갈 곳이 없어졌습니다. 그러니 고일 수 밖에 없습니다.

 

입술 점액낭종, 커졌다가 다시 작아졌어요.

 

입술에 생긴 물혹의 크기가 변하는 원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침이 고여있는 물혹의 일부분이 터지면, 침이 조금씩 새어나가 크기가 줄어듭니다. 그러나 터진 부위는 곧 다시 붙습니다. 그리고 다시 침이 차오르면서 커지게 됩니다. 대개 이것이 반복될 수 있습니다.

 

 

물혹 수술이 꼭 필요한가요?

 

점액낭종은 자연치유 가능성이 있습니다. 점액낭종이 있는 모든 환자들이 바로 병원으로 내원하여 검진 받는 것이 아니므로 몇 퍼센트에서 자연치유가 되는지 정확한 확률은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교과서적으로도, 또 경험적으로도 자연치유된 증례들이 있습니다.

 

다만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자연치유가 어려우므로 수술이 필요합니다.

① 약 1cm 이상의 큰 점액낭종

② 한달 이상 사라지지 않은 점액낭종

③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불편한 점액낭종 - 반복적인 접촉을 의미하므로 자연치유가 어렵습니다.

 

 

재발률이 높은 점액낭종

작은 크기의 점액낭종 수술은 매우 간단한 수술 중 하나입니다. 레이저 사용 시 봉합이 필요하지도 않지요.

그러나 아이편한 소아치과에서는 무턱대고 수술을 권하지는 않습니다. 위의 ①~③에 해당되지 않는다면 한 달 동안 기다려보자고 설명합니다. 왜일까요? 점액낭종은 수술 후 재발률이 매우 높은 질환이기 때문입니다.

 

 

왜 재발이 잘 될까요?

가능한 한 알기 쉽게 설명해보겠습니다. 알갱이처럼 작은 침샘들은 모두 각자의 분비관을 가지고 있는게 아니라, 여러 개의 침샘이 하나의 관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마치 가지에 매달린  포도송이와 같습니다. 따라서 하나의 관이 막혔을 때, 그 관에 연결된 침샘을 모두 제거해주어야만 재발이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는 이론일 뿐, 실제로 관에 연결된 침샘이 몇 개인지 어디까지 있는지 명확히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점액낭종을 수술해본 치과의사라면 위 사실을 이미 잘 알고 있으므로, 주변의 일부 침샘들을 함께 제거합니다. 그러나 무수히 많은 침샘이 있으므로 모든 침샘을 제거할 수는 당연히 없습니다. 간혹 재발이 되고 안되고를 수술 실력으로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사실상 무관합니다. 또한 점액낭종이 발생한 환자의 경우, 무의식중에 입술에 자극을 주는 습관이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주변의 다른 관이 손상되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점액낭종의 수술 후 재발률이 높습니다.

 

 

점액낭종, 수술이 아닌 다른 약은 없나요?

 

점액낭종의 치료 목적으로 만들어진 약은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일부 환자들에게서 프로폴리스 스프레이를 뿌렸더니 나았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프로폴리스는 항염증 작용이 있으므로 전혀 근거 없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프로폴리스는 기타 좋은 작용이 많고 자연 유래 성분이므로 나쁠 것이 없지요. 때문에 한 달이 넘지 않은 작은 크기의 점액낭종으로 불편감이 없는 경우, 프로폴리스 사용을 권해봅니다.

 

 

대학병원을 가야하나요?

 

대부분의 점액낭종은 상급병원을 찾을 필요는 없는 질환입니다. 신경 손상이나 출혈 위험이 매우 적고 술식이 단순하기 때문이지요. 다만 점액낭종의 크기가 2cm 이상으로 매우 크고 레이저가 아닌 블레이드로 수술하는 경우, 출혈 및 감염 위험이 있을 수 있습니다.

점액낭종 검진을 위해 간혹 치과가 아닌 다른 과를 찾는 경우도 있지만, 권유드리지 않습니다. 치과의사는 치과학을 배우는 기간 내내, 전문의라면 수련기간을 더하여 가장 오랫동안 오직 "얼굴"만을 들여다보는 사람입니다. 그 중에서도 "입 안"에 상당한 시간을 할애합니다. "입 안"에 대해서는 수술을 관찰한 경험도, 직접 해본 경험도 가장 많은 사람이 바로 치과의사입니다. 입 안의 수술에 대해 치과가 아닌 다른 과를 고려하는 것은 불필요한 일이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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