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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소아치과 전문의인 아이편한소아치과 원장 이꽃님

입력 2022-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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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편한소아치과 원장 이꽃님 프로필 사진

 

 

 

원장님 소개와 치과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성남 수정구 신흥동에 위치한 아이편한 소아치과 대표원장입니다. 소아치과 전문의인 동시에 통합치의학 전문의이며, 치과약리학 박사이기도 하죠. 그리고 잠든 모습이 가장 사랑스러운 두 아이의 엄마입니다. 작년 7월에 문을 연 아이편한 소아치과는 아이들을 위한 최선의 진료를 통해 평생 주치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소아치과를 찾아오는 엄마아빠의 마음과 아이의 마음을 함께 헤아리기 위해 모든 의료진이 애쓰고 있고, 그렇기에 많이 사랑해주시는 것 같습니다.

 

 

 

치과의사를 꿈꾸게 되신 계기가 있으실까요? 궁금합니다.
 

저의 부친께서 살아계셨을 때, 치아나 잇몸 건강이 매우 좋지 않았습니다. 힘들게 고생하시는 모습을 보며 주위에 아는 치과의사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생각했지요. 그러다 내가 치과의사가 되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으로 나아갔던것 같습니다. 


 

 

원장님만의 진료 철학이나 진료 스타일이 있으신가요?
 

“예방 그리고 설명”이 저의 진료 철학입니다. 아이들을 진료하는 소아치과 의사이기에  ‘예방’ 이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예방을 위해서는 부모님들께 최대한 자세히 ‘설명’드려야만 하지요. 부모님의 역할이 단순히 ‘큰 것’이 아니라, 거의 전부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시간이 부족하더라도 우리 아이의 입 안이 어떤 상태인지, 어떻게 관리하고 치료해야 하는지를 최대한 자세히 설명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블로그 를 끊임없이 쓰고 있는 이유도 미처 드리지 못한 설명을 모두 담고 싶은 마음 때문이지요.

 

 

성남 아이편한소아치과 내부 사진

 

 

 

소아치과전문의를 취득하셨더라구요. 혹시 소아치과 전문의를 전공하신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소아치과 전문의를 ‘극한직업’이라고 말하는 치과의사들도 있습니다. 괴성을 지르며 우는 아이들을 달래가며, 고개를 흔들지 않게 손으로 막아가며 진료하는 모습을 보면 그런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치과를 싫어했던 아이였는데, 이제는 치과 오는게 좋데요’라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곳, 한살부터 스무살까지 아이의 성장을 함께 바라볼 수 있는 곳은 소아치과 뿐입니다. 그 뿐만이 아니에요. 작고 귀여운 치아를 닦아주는 것부터 과잉치 발치와 같은 소수술까지, 소아치과는 보철, 보존, 교정, 구강외과를 비롯한 모든 치과분야를 아우르는 곳이기도 합니다. 게다가 볼이 댕글댕글 귀여운 어린이들과 마음껏 이야기할 수 있어요. 소아치과를 택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습니다. 

 

 

 

소아치과전문의를 수련하는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거나 혹은 힘들었던 경험이 있나요?

 

치과 공포증이 극심한 아이를 진정 없이 붙잡고 치료해주길 바라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어느 날, 울고 불고 몸부림 치며 난리를 피우는 아이를 붙잡고 진땀을 흘려가며 치료한 적이 있었습니다. 힘겹게 치료를 하고 나오는데, 그 소리를 듣고 있던 다른 과의 치과의사가 뭐하러 그렇게까지 하며 유치를 치료하느냐고 말하더군요. 다른 사람의 눈에, 그것도 소아치과는 아니지만 다른 치과의사의 눈에 나의 노력이 이렇게 불필요한 것들로 치부될 수 있다는 걸 느꼈을 때 허탈했고,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다행히도 어린이를 바라보는 세상의 시각이 달라지면서, 어린이에 대한 연구들이 다각도로 끊임없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치과적 측면에서의 연구 결과들 역시 상당하게 축적되었지요. 이제는 ‘그렇게해서라도’ 치료해야 한다는 것을 치과의사 뿐 아니라 대부분의 어른들이 알고 있습니다. 그런 시선으로 저를 바라보았던 치과의사는 이제 ‘옛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 거예요~


 

성남 아이편한소아치과 소아 진료중인

 

 

 

소아치과전문의로서 아이들을 진료하실 때 가장 중요시 여겨야하는 가치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내가 보고 있는 환자가 ‘어린이’라는 것을 잊지 않는 것입니다. ‘어린이는 작은 어른이 아니다 (Children are not small adults)’라는 유명한 문구가 있습니다. 필라델피아 소아 병원 입구에 새겨진 글귀라고 하지요. 어린이는 어른이 되기 위한 성장의 단계가 아닌, 완전히 ‘다른’ 존재라는 의미입니다. 마치 완전변태를 하는 나비애벌레와도 같아요. 어린이를 진료 할 때는 어린이의 턱과 얼굴, 그리고 치아와 잇몸이 ‘어른보다 크기가 작다’는 것을 벗어나 중요한 모든 것들이 다르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진료를 보시면서 가장 보람차시거나 뿌듯했던 경험이 있으셨나요?

 

정말 많지요. 사실 매일 매일이 보람찹니다. 울며 치료받은 아이가 작은 손을 흔들며 인사해주는 모습도, 배꼽손하며 감사하다고 인사하는 모습도 모두 감동적이지요. 다른 치과에서 너무 울어서 ‘소아치과로 가보라’는 말을 들었다는 아이가 다소곳이 누워서 웃으며 치료를 받을 때도 뿌듯합니다. 그래도 그 중에서 기쁜 일들을 꼽자면 역시 선물입니다. 하하~ 삐뚤 빼뚤 너무나 귀여운 글씨로 ‘치과 선생님, 치료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라고 쓰인 편지를 받았을 때… 손수 만들었다며 알록달록 스티커가 가득한 크리스마스 카드를 받았을 때… 그리고 뿌듯한 얼굴로 제 얼굴을 그린 그림을 내미는 고사리 손을 보았을 때, 역시 소아치과 의사가 되기를 참 잘했다는 생각을 합니다. 

 

 


반대로 안타까웠던 경험도 있으실 것 같아요.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유치라는 이유로 심하게 썩은 치아를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는 것을 지켜봐야 했던 때가 있습니다. 저 또한 아이가 있기에, 육아 중 아이를 위해 ‘선택’해야 하는 일들이 얼마나 많은지, 후회되는 일도 얼마나 많은지를 잘 알고 있습니다. 치과치료 역시 아이를 위한 엄마아빠의 ‘선택’이 되곤 합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아이를 위하는 마음은 분명하지만, 유치에 대한 잘못된 상식들, 그리고 잘못된 정보들이 그 선택을 옳지 못한 방향으로 이끄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나중에 그 아이가 다시 찾아왔을 때는, 4개의 유치를 빼고 공간유지장치를 만들어주어야 했지요. 


 

 

신흥동 아이편한소아치과 내부 이미지

 

 

 

마지막으로 치과공포증이 있는 아이들, 그런 아이들을 둔 부모님들에게 해주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신가요?

 

정말 정말 힘드실 걸 알지만, 가능한 한 치과를 더 자주 찾아오셨으면 합니다 :) 대개 치과공포증이 있는 아이를 둔 부모님들은 아이를 치과에 데려가는 것이 너무 힘들어서 꼭 필요할 때만 치과를 내원하시곤 합니다. 치과에 내원할 때마다 충치치료, 치석제거, 또는 발치 등 무언가를 겪어야만 한다면, 그 아이가 치과 공포증을 벗어날 수 있을까요. 치과에서 아무 검진을 하지 않더라도 의료진과 인사를 나누고, 수십번 단순 검진을 해보고, 그러다 발견한 작은 충치를 간단하게 치료하는 경험을 통해 아이의 마음이 단단해질 수 있을 것입니다. 또 하나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아이가 치과를 ‘당연히’ 무서워할 수 있다고 여기는 거에요. 어른들조차도 치과 검진이나 치료 시 손을 꽉 쥐고 긴장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찌보면 아이들에게 ‘안 아프니까 울지마. 안 아픈데 왜 울어’라고 하는 것은 너무 큰 요구일 수 있지요. 게다가 치과를 무서운 존재로 만드는 말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너 이렇게 치카 안하면 치과간다.”

“과자 이렇게 많이 먹으면 치과가서 이 다 뽑아야 해.”

 

우리 아이가 치과를 무서워한다면, 그것은 당연한 것, 그리고 무서움을 극복하고 검진이나 치료를 마쳤다면, 그것을 뿌듯해 할 수 있도록 무한 칭찬해주세요. 글을 마치며… 오늘 아이가 엉엉 울며 치료 받았더라도 갈 때는 웃으며 인사해주길, 문을 나서는 엄마아빠의 발걸음이 가볍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오늘 하루도 진료를 시작합니다 :-)


 

 

글쓴이 : 궁금치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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